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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동굴에 가봤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는 `한번 가봤는데 뭐…`라며 식상하게 여겼던 장소가 동굴이었다. 그러나 천연동굴을 개발해 가볍게 방문하기 좋은 테마파크로 만들어 놓은 동굴들이 인기라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역사와 자연을 두루두루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재미가 가득했다. 잘 가꿔진 이색 동굴 세 곳을 소개한다.

광명동굴(구 가학광산)은 1912년부터 60년 동안 황금, 은, 구리, 아연과 같은 광물을 채광했던 수도권 최대의 금속 광산이었다. 그러나 1972년 홍수로 인해 채광이 중단된 후 1978년부터 2010년까지는 소래포구의 새우젓 저장고로 사용되다가, 2011년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광명시 최고의 테마파크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동굴 아쿠아월드, 동굴 예술의 전당, 동굴 식물원, 근대역사관, 판타지관, 황금폭포, 황금길, 황금궁전, 새우젓 저장고, 와인셀러, 와인시음장 등을 동굴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음악회나 전시회 등이 자주 열리는데, 지난 3월 27일에는 세계 최초로 동굴 안에서 `여자 권투 세계 챔피언 타이틀 매치`가 열렸고, 4월 16일부터 9월 4일까지는 아시아 최초로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회`가 열린다. 다른 동굴에 비해 계단이 많지 않아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도 대부분을 관람할 수 있다. 곳곳에 황금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조형물들이 있어서 금빛 가득한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동굴 밖 에도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반나절 이상의 시간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춘천`하면 `닭갈비`? 이젠 `옥(玉)`을 떠올려보자. 춘천시 동면 월곡리에 있는 춘천 옥 광산은 한국에 하나밖에 없는 옥 광산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한 백옥 광산이다. 대일광업(주)이 옥을 발견한 후 1974년 옥 광산을 설립해 지금까지 옥을 채집하고 있고, `옥산가 춘천옥`이라는 자체 상품명으로 옥 악세서리, 침대, 생수(옥정수)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옥 광산의 고급 옥을 쉽게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이 옥 동굴 체험장이다. 150m 정도의 갱도 벽면을 이용해 옥 찻잔·옥 장신구 등을 가지런히 전시해 놨고, 옥에서 나오는 기운을 느끼며 쉴 수 있도록 중간중간에 휴식 공간을 충분히 갖춰놓았다.

옥 동굴 체험장이 끝나는 곳에는 각 지방의 특색을 담고 있는 옹기들을 전시해 놓은 옹기 박물관이있어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고, 체험장 옆에는 옥 찜질방과 식당도 있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동굴 카페로 유명한 다희연은 제주도 북동쪽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해 있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1시간, 함덕해수욕장과 만장굴에서는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구불구불 언덕을 운전해 올라가면 탁 트인 녹차밭이 반겨주는 곳, 그곳이 다희연이다. 다희연은 곶자왈을 개간해 만든 유기농 녹차밭이다. 곶자왈이란 숲을 뜻하는 `곶`과 자갈을 뜻하는 `자왈`이 합해진 말로, 40만년 전 거문오름(기생화산)이 용암을 수십 번 분출하는 과정 끝에 만들어진 땅을 일컫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용암 위쪽에는 항상 습기가 차게 되어 식물이 자랄 수 있다고 한다. 그 6만 여평의 땅을 2005년 2월부터 다져 2006년부터 녹차를 가꿔오고 있다. 그런 녹차밭을 카트를 이용해 돌아다니거나, 짚라인을 이용해 날아다녀볼 수 있다. 이곳의 짚라인은 한 번에 목적지까지 가는 코스가 아니라, 일단 녹차밭을 건너고 연못을 넘은 후 바다를 바라보며 내려가다가 삼나무숲을 지나가는 특징 있는 코스로 되어 있어 인기가 높다

동굴 카페로 들어가는 길은 천장이 낮고 다소 으스스한 분위기지만 그 덕분에 곧이어 눈에 들어온 환한 카페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입구와는 달리 천장이 높고 큰 공간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는 조명들이 아름답고 녹차 아이스크림도 맛있다. 차 문화관에는 차 박물관, 족욕 체험장, 다례 교육장, 레스토랑, 유기농녹차 매장 등이 있다. 일절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다희연의 녹차들처럼, 순수하고 맑은 기운을 가득 채워오기 좋은 관광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