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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의 지극한 아름다움 ‘아레나 성당’ 벽화 2018-10-04

푸른색의 지극한 아름다움 ‘아레나 성당’ 벽화
정말 오랜만이다. 테라스가 오픈된 단골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시원한 푸른색 하늘에 상쾌하고 맑은 바람까지 부니 이게 웬 호사인가 싶다. 지독했던 지난 여름의 무더위를 보상하는 듯 이런 시간은 긴 기다림 끝의 선물처럼 달콤하다.
10여 년 전, 꼭 이처럼 푸른 날이었다. 당시 나는 비엔날레를 보기 위해 베니스에 체류 중이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미술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적으로 정평이 있는 현대미술 전시회다. 그러나 욕심에 강행군을 했더니 좋은건 하루 이틀, 며칠이 지나자 감동은커녕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보는데도 심드렁한 거다. 심적 충전이 필요했다. 베니스 근교의 ‘파도바’로 계획에 없던 일탈이 자연스럽고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파도바는 이탈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베니스에서 열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조그맣고 예쁜 도시였다.
내가 아는 한 파도바를 찾는 사람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스크로베니 예배당(Cappella degli Scrovegni)’ 때문일 것이다. ‘아레나 성당’이라고도 불리는 이 성당은 파도바의 갑부였던 엔리코 스크로베니가 아버지 레지날도(단테의 『신곡』에도 등장할 만큼 악명 높았던 고리대금업자였다고 함)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봉헌한 개인 예배당이다.
성당은 길이 8.5m, 폭 2.4m, 높이 12.8m로 다른 이탈리아 성당과 비교하면 소규모지만, 내부가 온통 아름다운 벽화로 장식되어 제법 유명세가 있는 공간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천지창조, 지옥 등 *프레스코로 제작한 벽화가 700년의 세월이 넘는 지금까지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고 파도바 안내책자에 깨알처럼 홍보되어 있었다.
그러나 처음 성당을 대면했을 땐 명성보다 초라한(?) 겉모습이 일탈에 대한 자책감이 들 정도였다. 섣부른 실망은 곧 놀람으로 바뀌었지만. 예배당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심장이 멎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난생처음 깨달았다. 푸른빛이 감도는 신비스런 분위기에 압도되어 숨이 턱 막혀 버린 것이다. 하늘빛을 담은 파란색의 천장과 벽을 장식한 아름다운 그림들은 바로 어제 그려진 듯이 생생한 기운이 가득했다. 수많은 명화들을 많이 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그토록 아름다운 파란색은 본 적이 없었다. 만약 있다면 500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난 후에 태어난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나 다시 볼 수 있을 뿐이라고 단언한다.
푸른색! *조토(Giotto di Bondone, 1266(1267)~1337) 의 솜씨였다. 그는 르네상스의 첫 문을 연 화가로, 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의 작품에 언급될 정도로 재능 있는 사람이었다. 많은 미술사학자들은 서양 미술사를 조토 이전과 이후로 구분한다. 아레나 성당의 벽화에서 그 이유를 바로 찾을 수 있다.
벽화 중 <그리스도의 탄생>과 <그리스도의 죽음을 슬퍼함>을 보자. 역시 눈에 띄는 특이점은 푸른색의 사용이다. 이전 성화들이 대부분 황금색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에 비해, 그는 자연의 하늘빛, 파란색을 이용해 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인물들의 표정과 동작이 섬세하게 묘사된 것도 이전과는 다른 점이다.
<그리스도의 탄생>에서 예수 탄생을 기뻐하는 천사들의 표정 <그리스도의 죽음을 슬퍼함>에서는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 마리아, 양팔을 벌린 채 놀라는 여인과 두 손을 뺨에 댄 채 슬퍼하는 여인, 두 팔을 뒤로 젖힌 채 탄식하는 제자, 천사들의 슬픈 표정 등에서 감정의 희로애락이 리얼하게 느껴진다. 생동감 없이 그저 근엄하고 엄숙하기만 했던 중세의 성화들과는 분명 다른 경지다. 인물의 옷자락에 음영 처리를 해서 입체적인 느낌까지 살렸다. 완벽하진 않지만 투시도를 적용한 원근법의 사용으로 인물들이 실제 공간에 있는 듯 보이는 것도 조토의 특징이다. 한편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 일반인과 같은 크기로 그려놓은 것은 어떤가? 지금은 보편적 표현이지만, 조토 이전에는 그리스도의 크기를 일반인보다 크게 그리는 것을 당연시했다. 즉 인물의 중요도에 따라 크기를 달리하는 것이 정석이었던 시대였다. 조토의 새로운 방법은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이전 성화는 권위적이라 가슴에 와 닿지 않았는데, 그의 그림은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 인간의 죄를 대신 받는다는 그리스도의 뜻이 쉽게 전달되어 대중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것이다.
근대기 프랑스의 화가 앙리 마티스도 “조토 회화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복음서의 이야기를 알 필요는 없다. 그림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조토가 추구한 감정과 표현의 리얼리티는 약 1세기 후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10여 년 전 그 날, 아레나 성당의 관람이 꽤나 엄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엔 더욱 심해졌단다. 사전 예약은 기본이고 관람 시간도 15분으로 통제한다고 하니 제약이 상상 이상이다. 그러나 만약 이탈리아 북부를 여행하게 된다면 파도바에 들러 푸른색의 지극한 아름다움을 느껴보라고 꼭 권하고 싶다. 누구라도 인생 그림을 만난 듯 가슴 벅찬 감동을 받을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 조토(Giotto di Bondone, 1266(1267)~1337) 1266년경, 피렌체에서 22km쯤 떨어진 토스카나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는 르네상스 미술을 연 미술가로 관념적인 평면 회화를 극복하여 화면에 입체감과 실재감을 표현하는 기법을 창시하였다.
  • 프레스코 벽화를 그릴 때 쓰는 대표적 기법. 덜 마른 회반죽 바탕에 물에 갠 안료로 채색한 벽화다. 마르면 그림은 완전히 벽의 일부가 되어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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