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송민종 교수가 산부인과 의료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중부권 최초로 부인암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다리 림프부종을 치료하는 미세현미경 림프관 정맥 문합술을 성공한 것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로서는 국내 최초, 전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 이 수술로 초기의 림프부종 환자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으며, 다리 변형이 동반되는 진행 림프부종의 환자에서는 림프부종의 진행을 막고 부종으로 불어난 다리 부피의 20~25% 정도를 감소시켜 주는 효과를 확인했다. 림프부종은 그동안 치료가 힘들었던 분야였지만 이번 수술의 성공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이미 ‘자궁이식’이라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송민종 교수가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일을 나서서 하는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냉정히 이야기하면 산부인과 전문의의 역할은 부인암을 완치시키는 것까지다. 하지 림프부종은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은 부인암의 치료를 위해 골반림프절 절제술이나 골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 경우 다리의 림프액 순환 경로가 차단되면서 환자의 약 20~80%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환자들은 부종으로 인한 뻐근함과 압박감, 열감뿐만 아니라 감염 질환에 노출된 채 생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림프부종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부인종양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질환의 예방과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나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마음을 먹자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준비된 그에게 꿈을 펼칠 기회가 왔다. 송 교수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1년 1개월간 스웨덴 고텐버그의대의 살그렌스카병원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연구 주제는 ‘인간 자궁이식 수술의 술기 및 수술 전후 환자 관리에 대한 방법 습득’, ‘인간 자궁이식 후 수여자와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면역억제제 사용을 생략하기 위한 생체공학적 자궁제작의 동물모델 개발’ 두 가지였다.
송 교수는 실제로 자궁이식 수술팀의 팀원으로 참여해 병실에서 환자를 보면서 수술 전후의 환자 관리 등 많은 임상적 경험을 쌓았다. 우리나라에서 자궁이식을 실현하기 위한 소중한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현재도 자궁이식을 위한 준비는 계속되고 있다. 실험실에서 연구했던 생체공학적 자궁 제작이 한국과 스웨덴 연구교류 사업 과제에 선정돼 지속적이고 활발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송 교수는 해외연수를 마치자마자 병원으로 돌아와 미세현미경 림프관 정맥 문합술을 성공했다. 이후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등 부인암 환자의 수술적 치료 및 항암화학요법과 더불어 부인암 수술에서 시행되는 림프절 절제술이나 방사선 치료에 의해서 유발되는 하지 림프부종의 수술적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부인암뿐만 아니라 자궁근종이나 양성난소종양에 대한 단일공 복강경 수술적 치료도 시행하고 있다. 내가 수술한 환자만큼은 책임지자는 생각으로 시작된 일인데 생각보다 일이 커졌다. 전국에서 환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송 교수가 의과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자궁경부암 신환 발생률이 1년에 5,000명 정도가 될 정도로 국내에서는 호발하는 질환이었다. 또한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발생률도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하지 림프부종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