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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추억이 무르익는 생명의 땅 - 서천


가을추억이 무르익는 생명의 땅

서천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높고 푸른 하늘 아래, 초록의 싱그러움을버리는 대신 붉고 노란색을 입는 단풍과은행잎을 바라보면 마음도 물감을 풀어놓은 듯 풍요로움에 물든다.알알이 찬 낱알들을 품고 들판에 선 누런벼도 흐뭇하다. 봄에는 새싹으로 태어나자라고, 여름에는 뜨거운 햇살과 빗줄기를 견뎌낸 세상에 반지르르 윤기가 돈다.도심 건물 사이 간간히 느껴지는 가을빛이 간지러워 아예 가을에 제대로 빠져보기로 마음먹었다.국립생태원과 신성리 갈대밭, 장항송림산림욕장, 장항 스카이워크까지. 금강과 서해를 벗 삼는 생태관광의 명소 서천에는가을이 주는 금빛 풍성함이 가득했다.


이국의 자연은 낭만을 선물하고

서천

여행은 “까르르” 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익어가는 국립생태원에서 시작됐다. 국립생태원은 일반적인 수목원이나 동물원과는 달리 생태계에 대한 연구와 전시, 교육을 융합한 생태분야 대표기관이다. 한국의 숲과 습지는 물론 전 세계에서모인 기후대별 5,400여종의 살아있는 동식물이 생태계의 힘과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생태원 내부에서 방문객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은 에코리움이다. 세계 5대 기후를 전시한 열대관, 사막관, 지중 해관, 온대관, 극지관으로 나뉘어 기후에 맞는 동식물이 서식 하고 있다. 개구리와 새 등의 대형 조형물이 맞이하는 1층 로 비와 생태학에 대한 기본개념과 이해를 돕는 상설전시관을 지 나면 열대관으로 입장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책이나 모니터를 통해서만 보던 이국적인 자연이 눈앞에 드리워진다. 머리 위로 늘어진 뿌리식물 시서스 를 헤치며 걷는 것도 실제 열대우림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 끼게 한다. 통로를 따라 이어진 수족관에는 기이한 어류들이 헤엄치고 있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맹그로브 숲 아래 점나비돔, 마제스 틱엔젤, 나폴레옹피쉬 등의 열대어들이 고운 색을 서로 뽐낸 다. 몸통이 굵어 묵직한 힘이 느껴지는 아마돈 담수어도 인상 깊다.

이어지는 사막관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 속으 로 걸어 들어온 것처럼 사막여우와 보아뱀, 바오밥 나무까지 만날 수 있다. 푸른 하늘과 햇살이 쏟아지는 유리천장 아래 사 막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우뚝 선 선인장은 요즘 인테리어 소 품으로 인기를 끌어서인지 사진 찍는 사람이 많았다. 느닷없 이 벌러덩 눕더니 벌떡 일어나며 애교 아닌 애교를 부리는 검 은꼬리프레디독도 매력 만점이다.

화려한 식충식물이 눈길을 사로잡는 지중해관, 제주도를 옮 겨온 듯한 온대관, 한반도의 개마고원 풍경과 북극의 펭귄을 만날 수 있는 극지관을 이어서 관람했다. 기후별 식생에 최적 화된 온도와 습도 속에 한참 머물다 나오니 에코리움 밖의 현 실이 먼 이국처럼 느껴졌다. 사과 속을 통과하는 미끄럼틀, 꿀 벌 회전그네 등 동식물을 본떠 만든 하다람 놀이터는 생태원을 나서는 아이들의 아쉬움을 달래주 는 자연의 인사 같았다.


갈대와 숲 파도사이로 행북이 물든다

서천

23만㎡의 너른 땅. 햇살이 쏟아지는 신성리 갈대밭에선 갈 대들이 하늘을 향해 손을 벌리고 있다.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 하나인 이곳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자연학습장이기도 하다.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에서 이병헌이 지뢰를 밟고 송강 호를 처음 만나는 장면을 촬영했고 드라마 ‘추노’, ‘미안하다 사 랑한다’에도 등장하는 명소다.

키보다 큰 갈대 사이를 지나면 원두막이 나타나고, 잎사귀 사이 앉은 새처럼 솟대가 나란한 솟대소망길도 나온다. 새들 의 지저귐, 물결 사이 무언가 헤엄치는 소리와 함께 걷는다. 전 망대에 서서 바라보면 지나가는 사람의 머리가 보이지만 막상 미로같은 갈대 사이에서는 혼자 오면 혼자인 채로, 연인끼리면 온전히 연인끼리만 걷게 되는 순간이 잦다. 생물학적인 수명이 1000년이라는 갈대는 그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의 추억 을 품고 서 있었을까. 매달고 있는 갈잎의 숫자만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웃음과 대화가 갈대 사이를 채웠을 것 같았다

장항 스카이워크 위를 걸으면서 해지는 바다를 보기 위해 길을 재촉했다. 본래 기벌포 해전 전망대라고 불리는 장항스 카이워크는 높이 15m, 길이 250m로, 해송 숲 위를 걷는 ‘시 인의 하늘길’ 100m, 백사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철새하늘길’ 100m, 바다 위를 걷는 ‘바다 하늘길’ 50m가 이어진다. 장항스 카이워크가 위치한 곳이 송림산림욕장이라 둘 중 하나만 보러 오더라도 피톤치드 가득한 솔숲과 하늘 위를 걷는 아찔함 가운 데 하나를 덤으로 받는다.

삼림욕장을 거닐면 솔잎의 실루엣 사이로 바다가 황금빛으 로 반짝거리는 얼굴을 내민다. 중간중간 놓여있는 평상에 앉아 한참 바라봐도 질리지 않을 풍경이다. 솔숲의 향기를 품은 채 해변으로 나섰다. 1km가 넘는 백사장을 걸으며 바다에 내려 앉은 저녁을 감상했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스카이워크는 하 늘과 바다 사이를 장식하는 조각처럼 보여서 올라갔을 때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늦은 계절과 시간에도 불구하고 바닷 물 속에 몸을 담근 가족은 행복해보였고 벤치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은 다정해보였다. 서해의 잔잔하고 균일한 파도 앞에 서는 건 생각의 물결에 젖어들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가 을 자연과 함께 있다는 행복이 붉은 노을을 따라 가슴 속으로 번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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