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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보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요즘 저에게 새롭게 생긴 행복이 있습니다.
바로 18개월 된 어린 조카를 만나는 일입니다.
그래서 종종 조카를 보기 위해 형과 형수님의 집에 방문을 하곤 합니다.
작은 발로 아장아장 걸어 다니고, 잘 알아듣지 못하는 본인 나름의 언어로 혼자 말을 하며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조카를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또 매일 조금씩 자라 있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그런데 조카를 보러가서 어쩌다 눈치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조카를 만나기 위해 갔는데 가끔 형과 형수님 사이의 분위기가 냉랭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 형과 형수님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맞벌이 부부라서 육아와 살림,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종종 어려움이 있는 모양입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잘못된 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상하게도 제가 생각하기에 서로가 잘못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형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형의 입장이 맞는 것 같고, 형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형수님 입장이 맞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둘 다 나름의 사정이 있고 어려움이 있기에 또 배우자에게 각자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 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살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해 주는 것도 많이 있지만 그것보다 나에게 무엇인가 해 주길 바라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이 있습니다.
남이 아닌 부부 간에도 그렇고 연인, 직장 동료, 친구, 가족 관계에서도 그런 모습은 아주 잘 나타납니다.

먼저 솔선수범으로 보여주는 삶

만일 우리가 ‘내가 바라는 것을 먼저 남에게 해 주는 삶’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가정에서는 서로의 배우자를 먼저 생각하며 때로는 한 발 더 움직이고 희생한다면, 자녀들에게도 내가 생각하는 것을 주입하고 가르치기보다 자녀가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내가 바라는 것을 먼저 해 주면 어떨까?’, ‘직장에서도 동료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먼저 솔선수범으로 보여주는 삶을 살면 어떨까?’하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는 저에게 지나친 이상주의자라고 하거나 아직 뭘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질문하기를 "내가 그렇게 해 주었는데 남이 변하지 않거나 당연히 여기면 어떻게 합니까?"하고 질문을 받곤 합니다.
내가 잘 해 주면 상대방도 변화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어떻게해야 하는지를 묻곤 합니다.

남에게 바라는 것을 조금 줄여나가라.

만일 내가 바라는 것을 남에게 먼저 해 주었는데 변화가 없다면 내가 남에게 바라는 것을 조금 줄여나가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입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마태 7,12) 그러다보면 각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말하고, 상처주고 했던 것들이 차츰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다투거나 서로에게 마음 상하는 일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 마음 같았으면 좋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생각과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상처 받고 힘들고 어렵기도 하지만 남에게 먼저 해 주려고 다가가고 너무 큰 것을 바라기보다는 먼저 해 주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려는 마음을 청하는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천천히 꾸준히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원목실 - 박상호(라파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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