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2년 전 폐경이 되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내던 나는 1년 전 과다질출혈로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새벽부터 시작된 질출혈이 대형패드를 두 시간 간격으로 흠뻑 적실 정도로 심해진 것이다. 바로 검사에 들어갔고 산부인과 질 초음파에서 자궁근층에 2cm 정도의 자궁근종과 자궁내막 비후(2.5cm)가 관찰돼 응급자궁내막 소파술을 받았다. 그리고 조직검사를 통해 20분 정도 후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입원해 MRI, PET CT, 수술에 필요한 검사, 유방검사, 위 · 대장 내시경을 받았다. 수술 전 영상 검사로 자궁에 국한된 자궁내막암을 확인하고, 산부인과 박은경 교수님께 단일공 복강경하 전자궁적출술, 양측 난소 난관 절제술, 골반, 대동맥 주변 임파선 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후 한 달 가량 방사선 치료를 받았고 3개월마다 정기검진도 했다. 그 후 1년, 현재까지 특이 소견 없이 지내고 있다.
앞에 소개된 환자는 다행히도 고마운 질출혈이 있어서 암이 더 진행되기 전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었다. 환자는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암을 진단 받고 속전속결로 이루어진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거치면서 얼떨떨하고 힘들었던 일련의 과정을 신뢰와 희망으로 잘 견뎌 주었다. 처음 입원 당시 우울하고 의기소침하던 환자가 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용기와 웃음을 찾아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환자의 핸드폰에서 가끔 울리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인생의 회전목마’ 피아노곡 또한 지금도 내 기억에 생생하다. 11월 검진에서 밝고 씩씩하게 돌아가던 그 환자에게 직접 말하진 못했지만 너무도 고맙고 고맙다. 건강하게 회복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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