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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시선

[장윤경 교수]습관처럼 먹는 진통제…신장은 병들어간다


습관처럼 먹는 진통제…신장은 병들어간다
상습 복용땐 혈압조절 방해 등 부작용 유발…미국서 15년간 16만여명 사망·210만명 중독
진통제 먹을때 술마시면 간독성 위험 노출도

60대 중반 김 모씨는 1년 전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수년 전부터 급성 심근경색과 류머티즘 질환으로 아스피린과 스테로이드제 등을 복용하고 있던 김씨는 갑자기 찾아온 속쓰림 증세로 며칠 동안 고생해야만 했다. 동네 의원을 찾은 김씨는 진통제가 포함된 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기는커녕 통증이 더욱 심해 아침·저녁으로 진통제 없이는 버티지 못할 정도였다.참다 못해 대학병원을 찾은 김씨는 혈액검사 결과, 급성 신부전증으로 신장 기능이 당장이라도 혈액투석을 해야 할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에 충격을 받았다. 다행히 김씨는 며칠간 중환자실 입원과 네 번에 걸친 혈액투석으로 콩팥 기능이 많이 좋아졌지만 평생 저염식 등의 음식 조절과 함께 약을 먹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진통제는 어느 가정이나 해열제, 두통약과 같은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진통제는 두통, 치통, 생리통을 비롯해 조제 감기약의 주요 성분이며 관절염과 같은 근골격계 통증에도 널리 처방된다. 진통제는 우리나라에서 소화제 다음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이 같은 진통제를 오·남용하거나 과다 복용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최근 "2000년 이후 진통제 부작용으로 약 16만5000명이 사망했고, 현재 미 국민 210만명이 진통제에 중독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4년에만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약 2만8700명이 목숨을 잃었다. CDC는 이어 "의사들에게 진통제 처방을 줄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상·하원 의회도 올해 초 진통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해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는 최근 담배 광고처럼 자사의 진통제 약품에 중독과 부작용을 경고하는 내용을 싣기로 했다. 화이자의 대표적인 진통제는 엠베다(Embeda)이다. 블록버스터급 진통제는 퍼듀파마의 옥시콘틴(OxyContin)으로 2010년 한 해에만 31억달러(약 3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진통제 오·남용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윤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진통제는 처방 없이도 구입이 가능하고 복합제제로 된 약들도 많아 일반인들이 성분명을 모르고 복용하는 수가 많다"며 "진통제는 약품의 오·남용이나 이로 인한 부작용 소지가 가장 높은 약물이기도 하다"고 경고한다.

◆ 전문가 처방받고 복용해야 부작용 예방
진통제(鎭痛劑)는 통증을 제거하거나 경감시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으로 영어로는 painkiller, narcotics, narcotic(opioid) painkiller, anodynia 등으로 불린다. 진통제는 크게 마약성 진통제와 해열진통제로 나뉘며, 해열진통제는 다시 소염진통제와 일반 해열진통제로 분류된다.
우리 몸은 어디에 이상이 생기면 그 부분을 스스로 고쳐보려고 피나 림프액 등이 환부에 모인다. 그러면 그 부위가 부어오르는데, 이를 염증 반응이라고 한다. 소염진통제는 부은 것을 가라앉히면서 통증도 가라앉게 하는 약이다.

대표적인 일반 해열진통제는 타이레놀이다. 소염진통 작용을 하는 성분에는 아부프로페, 메페남산, 아부프로펜, 아스피린, 탈니플루메이트, 나프록센, 클로닉신리지네이트 등이 있다. 따라서 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에는 소염 작용이 없고 진통 작용만 있다.

진통제를 상습 복용한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진통제로 인한 신장병증'이다. 이 질환은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 카페인, 코데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이 함유되어 있거나 병합된 진통제를 오랫동안 복용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신장 자체 조직에 변형 및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결국 만성 신질환에 이르게 된다.

임상 징후로는 신장의 소변 농축능이 떨어져 야뇨증이 자주 발생하고, 요(尿)검사에서 무증상의 백혈구가 검출되며, 이전에 없던 고혈압과 함께 혈뇨, 단백뇨 등이 관찰된다. 이 밖에도 급성 신부전과 신증후군, 고혈압 등을 발생시키고 혈압 조절 방해, 심부전이나 간경화 환자의 부종 조절 실패 등이 나타난다.

◆ 체중 43㎏ 미만 10대 청소년 주의해야
10대 청소년들이 의외로 진통제를 과다 복용 및 남용하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 및 불규칙한 식습관에 의한 위장 장애를 갖고 있거나 생리통으로 의약품 복용에 대한 사진 지식 없이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이 서울 지역 여고생 11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청소년 10명 중 1명꼴로 종합감기약과 진통제를 함께 복용한 경험이 있었다. 종합감기약에는 일반적으로 진통제 성분이 포함돼 있어 두 약을 함께 복용하면 진통제 성분의 과다 복용 위험이 있다. 위장이 약해 쉽게 속이 쓰리고 탈이 나는 청소년이라면 진통제를 복용할 때 빈속에 복용할 수 있는 진통제와 그렇지 않은 진통제를 구분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 해열진통제는 공복에 복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부프로펜 성분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식후 복용이 원칙이다. 진통제는 권장량을 지켜야 안전하게 진통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몸무게에 따른 정량을 살펴보는 게 좋다. 특히 43㎏ 미만의 청소년이라면 의사 약사와 상의해 자신의 몸무게에 맞는 정량을 복용하도록 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의 경우 38~42.9㎏ 청소년을 위한 1회 최대 권장량은 480㎎(주니어용 타이레놀 160㎎ 3정), 43㎏ 이상 소아 및 성인의 1회 권장량은 500~1000㎎이다.

◆ 아스피린 먹고 있다면 진통제 복용 신중
진통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자칫 다른 질환 때문에 복용하는 약에 진통제가 들어 있어 자연스럽게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통제와 일반 의약품을 함께 복용할 때는 의료진과의 상의가 중요하다.

특히 흔하게 복용되고 많이 알려진 아스피린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 심장을 건강하게 할 목적으로 매우 많은 일반인들이 소량이지만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다. 이럴 경우 다른 진통제 계열을 추가로 장복(長服)하면 출혈성 위염이나 위궤양, 혈관 내 혈전, 혈류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도 장기 복용 시 궤양을 비롯한 위장장애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60세가 넘었거나 과거에 소화성 궤양을 앓았던 병력이 있는 사람,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사람, 흡연이나 음주를 하는 사람, 다른 이유로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는 동맥경화증 환자, 이미 여러 종류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궤양 발생 위험이 높다.
진통제를 복용하는 와중에 술을 마시면 위장 자극 및 출혈 위험이 증가하고, 만성적으로는 간독성 위험에 노출된다.

또한 진통제에는 카페인이 포함된 경우도 있어 진통제와 더불어 커피나 녹차, 콜라 등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면 손 떨림과 눈가 떨림, 가슴 두근거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오렌지 주스는 위장에서 진통제 흡수를 방해해 약효를 떨어뜨려 다량의 진통제 복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철분이 든 영양제와 같이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에도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2016. 8. 20.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보도자료> 

신장내과 장윤경 교수 진료과목신장내과직급/직위과장, 부교수 전문분야만성신질환, 혈액/복막투석, 신장이식, 사구체신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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